연재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 ㅡ청람 김왕식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

햇살이 낮게 기울어 마루 끝에 걸려 있었다. 먼지 한 알이 빛 속에서 떠다니며 천천히 시간을 그렸다. 달삼은 그 빛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스승님, 사람은 왜 늘 새로운 것을 찾으려 합니까.”

스승은 물을 따르던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물었다.

“새로운 것이 무엇이냐.”

달삼은 잠시 생각했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 그런 것 아닙니까.”

스승은 찻잔을 달삼 앞에 밀어 놓았다.

“그럼 이 찻잔은 어떠하냐.”

“그저 찻잔입니다.”

“정말 그저 그런 것이냐.”

달삼은 다시 바라보았다. 흰 도자기였다. 아무 장식도 없었다.

“평범합니다.”

스승이 잔을 들어 빛 쪽으로 기울였다.

“빛이 닿으니 무엇이 보이느냐.”

“안쪽이 조금 투명하게 보입니다.”

“아까도 그랬다. 다만 네가 보지 않았을 뿐이다.”

달삼은 말이 없었다. 스승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사람들은 늘 보지 못한 것을 보려 한다. 그러나 정작 이미 보고 있는 것에는 눈을 두지 않는다.”

“그럼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닙니까.”

“아니다.”

짧게 끊어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생각하는 일이다.”

달삼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모두가 보는 것에서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습니까.”

스승은 마루 끝을 가리켰다. 햇살이 바닥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저 햇빛을 보아라. 누구나 본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따뜻함만 느끼고, 어떤 이는 하루의 끝을 생각하며, 어떤 이는 시간의 흐름을 본다.”

달삼은 햇살을 바라보았다.

“같은 것이지만, 다르게 보입니다.”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것이다.”

스승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

“세상은 이미 다 드러나 있다. 다만 사람의 생각이 거기까지 닿지 못할 뿐이다.”

달삼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승은 잠시 침묵했다가 말했다.

“멈추어 보아라.”

“멈춘다는 것은…”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바람이 한 번 불었다. 처마 끝이 살짝 울렸다.

“사람은 대부분 스쳐 지나간다. 보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나간 것이다. 그러나 멈추어 바라보면, 그 안에서 질문이 생긴다.”

“질문이요.”

“왜 이렇지. 무엇일까.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그 질문이 사유를 만든다.”

달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을 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까.”

스승은 미소도 짓지 않고 답했다.

“그것은 우연이다.”

“우연이요.”

“그러나 모두가 보는 것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떠올리는 일은 노력이다.”

달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눈앞의 햇빛이 조금 더 길어졌다.

“스승님.”

“말해라.”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무엇을.”

“새로운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안에 있다는 것을요.”

스승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는 많이 보려 하지 말고, 깊이 보아라.”

달삼은 다시 찻잔을 들었다. 조금 전과 같은 잔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처음 보는 것처럼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그 순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세상이 아주 조금 깊어졌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