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올곧은 믿음이라는 ㅡ청람 김왕식

올곧은 믿음이라는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올곧은 믿음이라는

올곧은 믿음은 멀리 있지 않다. 높은 산꼭대기에서만 만나는 것도 아니고, 거창한 언어 속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태도 속에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며 맞이하는 첫 숨결 속에 있고, 저녁 무렵 하루를 돌아보는 고요한 마음속에 있다. 믿음은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더 가까운 일이다.

세상은 늘 부족함을 이야기한다. 더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한다고 말하며, 남보다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 소리에 오래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감사보다 불만이 커지고, 기쁨보다 비교가 많아진다. 가진 것을 세기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세게 된다. 행복은 줄어들고 욕망은 자란다.

올곧은 믿음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없는 것을 바라보기 전에 있는 것을 바라보게 한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실은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알게 한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일.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일.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일.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일. 창밖의 나무가 푸르게 자라는 일.

평범해 보이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사람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 때가 많다. 건강을 잃고서야 건강의 가치를 알고, 사람을 떠나보내고서야 함께했던 시간을 그리워한다.

믿음은 잃기 전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아직 곁에 있을 때 사랑하고, 아직 누릴 수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는 믿음의 뿌리다. 뿌리가 깊은 나무가 바람에 쉽게 쓰러지지 않듯, 감사가 깊은 사람은 인생의 풍랑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형편이 좋아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다. 감사하기 때문에 형편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이 맑은 날 감사하는 것은 쉽다. 햇살은 누구의 마음도 밝게 만든다. 어려운 것은 비 오는 날의 감사다.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의 감사다. 눈물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다.

믿음은 바로 그 자리에서 빛난다. 길이 보일 때만 걷는 것이 아니라 길이 보이지 않아도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 이해할 수 있을 때만 믿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어도 신뢰하는 마음. 그것이 믿음이다. 들판의 씨앗은 자신이 언제 꽃이 될지 모른다. 강물은 언제 바다를 만날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씨앗은 싹을 틔우고, 강물은 흐르기를 멈추지 않는다. 생명의 세계는 감사와 신뢰 위에 세워져 있다.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될 수는 없다. 때로는 실패가 찾아오고, 때로는 상실이 찾아오며,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이 찾아온다. 그런 날에도 감사할 이유를 찾는 사람은 결국 무너지지 않는다. 감사는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가 아니다. 아픔을 모르는 낙관도 아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은혜를 기억하는 일이다.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감사는 믿음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다.

사람은 무엇을 믿는가보다 어떻게 살아내는가로 증명된다. 말보다 삶이 먼저이고, 지식보다 인격이 먼저이며, 신앙보다 사랑이 먼저 드러나야 한다.

그 사랑의 시작은 감사다. 모든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 기쁜 날에도 감사하고, 힘든 날에도 감사하며, 얻었을 때도 감사하고, 잃었을 때도 감사하는 마음. 그 마음은 인생을 바꾼다.

감사하는 사람의 눈에는 은혜가 보이고, 감사하는 사람의 입에서는 따뜻한 말이 나오며, 감사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평안이 머문다.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힘은 멀리 있지 않다. 오늘 하루를 감사로 살아내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올곧은 믿음은 결국 감사로 완성된다. 하늘을 향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람을 향해서도 감사할 줄 알고, 삶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루하루를 기적으로 살아간다.

감사는 믿음의 열매이자, 신앙의 향기이며, 인생이 마지막까지 품어야 할 가장 아름다운 마음이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