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쉼은 내 안의 강물

쉼은 내 안의 강물 2025.01.28

김왕식

쉼은 내 안의 강물

김왕식

내게 쉼은 흐르는 강물, 바위 틈새를 지나도 멈추지 않아요. 천둥 같은 일들이 몰아쳐도 저 깊은 바닥엔 고요가 깃들어 있지요.

삽을 들고 땅을 파는 동안에도, 내 손바닥에 햇살이 내려앉아 잠시 쉬라는 신호를 보내요. 삽질과 쉼, 그 경계는 안개처럼 희미하고 섞여 있어요.

바쁜 날들 속에서도 피곤함은 문을 두드릴 틈을 잃고, 내 쉼은 들꽃처럼 자라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요.

쉬는 것은 나에게 숨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하늘 아래를 거니는 구름이 되는 것, 일을 하는 순간에도 나는 늘 쉬고 있어요.

쉼은 내 안의 불씨, 어떤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새로운 힘을 피워 올리죠.

나는 쉼과 함께 춤을 춰요. 피곤함이 문턱에 발을 디디려 하면 바람이 꽃씨를 데려가듯, 쉼이 나를 감싸 안아요.

내 삶은 쉬며 일하는 일, 일하며 쉬는 일. 그 속에서 나는 늘, 고요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어요.

1995, 11

다섯메 동산에서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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