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무릎의 기억 ㅡ청람 김왕식

무릎의 기억 2026.09.09
무릎의 기억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무릎의 기억

젊을 때는 무릎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계단은 그냥 계단이었고 산길은 그냥 길이었다

세월이 몸속에 눌러앉자 무릎이 먼저 말을 꺼냈다

천천히 가자

한 칸을 오르고 한 번 쉬자

몸의 낮은 곳에서 삶의 속도를 바꾸는 신호가 온다

예전보다 느려진 걸음이 덜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다

무릎은 사람을 낮추면서 세상을 더 가까이 보여준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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