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무릎의 기억 ㅡ청람 김왕식

무릎의 기억 2026.09.09
무릎의 기억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무릎의 기억

젊을 때는 무릎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계단은 그냥 계단이었고 산길은 그냥 길이었다

세월이 몸속에 눌러앉자 무릎이 먼저 말을 꺼냈다

천천히 가자

한 칸을 오르고 한 번 쉬자

몸의 낮은 곳에서 삶의 속도를 바꾸는 신호가 온다

예전보다 느려진 걸음이 덜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다

무릎은 사람을 낮추면서 세상을 더 가까이 보여준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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