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그리움의 손

그리움의 손 2025.03.17

김왕식

그리움의 손

네온 불빛 아래, 마른 입술 위로 웃음이 번진다 한 잔, 또 한 잔 비워지는 술잔마다 그리움이 가라앉는다

밤의 가장자리에서 나는 엄마였고, 나는 누이였고, 나는 아무도 아니었다

작은 손을 놓고 떠나던 날 뒤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돌아설 수 없을까 봐 “엄마는 금방 올게” 그 말이 거짓이 될까 봐

낯선 손을 잡고 낯선 말을 흘리며 낯선 시간이 쌓여 간다 그러나, 어둠을 뚫고 아이의 목소리가 찾아온다 “엄마, 언제 와?”

거리는 여전히 푸르다 누군가는 유모차를 밀며 누군가는 손을 잡고 걷는다 나는, 나는 그저 바라볼 뿐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거리에서

오늘도 빈 잔을 채운다 그러나 문득 꿈꾼다 다시 잡을 작은 손을, 다시 걸을 낡은 길을, 다시 불러볼 엄마라는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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