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그리움은 이름 없는 노래처럼

그리움은 이름 없는 노래처럼 2025.05.02

김왕식

그리움은 이름 없는 노래처럼

그리움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바람이 스친 오후, 낯선 사람의 걸음걸이, 문득 들려온 익숙한 노래 한 소절. 지워낸 줄 알았던 마음 어딘가가 가만히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움은 이름이 없다. 부를 수도, 붙잡을 수도 없어서 더 오래 남는다. 사진 속 얼굴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지만, 기억 속 목소리는 점점 흐려지고, 그 빈자리를 침묵이 천천히 메워간다.

누군가의 웃음이 그리움이 될 줄은 몰랐다. 함께 걷던 길이 더 이상 내 편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세상은 무수한 풍경 속에서 단 하나의 장면만 반복 재생된다. 아무 일 없던 어느 평범한 날, 그 사람과 함께였던 순간 하나.

사람은 누구나 한 사람쯤 마음속에 묻고 살아간다. 잊히지 않는 그 사람은 더 이상 옆에 없지만 하루도 함께 살지 않는 날이 없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그 사람은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 살고 있다.

그리움은 늘 과거를 향해 있지만 그 감정은 미래를 만든다. 다시 사랑하게 하고, 조심히 말하게 하고, 한 사람의 소중함이 어떻게 삶을 바꿔놓는지 몸으로 가르쳐준다.

그래서 그리움은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따뜻하다. 그 안에는 말하지 못한 작별이 있고, 끝내 전하지 못한 고백이 있고, 놓아주지 못한 손 하나가 있다.

그리움은 노래처럼 흐른다. 가사도 없이, 선율도 없이, 그저 가슴 한편에서 조용히 흘러 하루를 적신다. 그리고 사람을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지나간 그날을 품에 안고, 오늘을 더 깊게 살아가게 한다.

이름 없는 그 노래가 지금도 내 안에서 울린다. 그것이야말로 사라지지 않은 사랑의 증명이며, 말없이도 계속 이어지는 삶의 가장 조용한 선율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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