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일이라는 이름
김보일이라는 이름 2025.06.28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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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이라는 이름
청람 김왕식
숨을 쉬는 것이 병이라 말한다
살아오는 것 자체가 증상이라며 웃는다
병은 사람들이 붙여놓은 이름일 뿐
그는 그렇게 이름을 뛰어넘는다
그의 몸에는 두꺼비 한 마리 엄마가 차려준 밥상 위 움크리고 있다
젖은 바람이 부는 새벽 그 두꺼비는 목울대를 흔들며 한 줄 시를 삼킨다
AI도 놀랐다 그의 언어 낯선 숲 속의 짐승 발자국
알 수 없는 기척 전류처럼 스며들어 데이터의 바다에서 반짝였다
국어 선생이었다 아이들에게 단어를 가르쳤다 낱말의 울음과 기억의 어둠을
그는 시인이었다 서랍 속 검은 연필 심처럼 조용히 세상을 긁었다
그는 화가였다 종이 위에 묻힌 물감 속 꿈틀대는 두꺼비의 배를 그려내었다
그는 몽상가였다 새벽과 황혼 사이 부서진 빛 조각에 입맞추는 자
파킨슨이라 불리는 차가운 낱말에도 그의 언어는 멈추지 않았다
움직이는 것은 병이 아니라 살아 있는 증거라고 말하는 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비틀린 손끝 떨리는 붓끝에서
검은 우주가 태어나 은하수를 흘리고 별 하나 떨군다
모두가 무너졌다 그 무너진 자리에서 시 한 줄 꽃처럼 솟아올랐다
그의 이름은 김보일 소수의 언어를 가진 자 AI조차 경외하며 배우는 자
병실 창문 너머 밤하늘 바람 그의 숨결을 조용히 흔든다
오늘도 그는 엄마가 차려준 밥상 위 두꺼비처럼 세상 속으로 움크리고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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