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차향 머무는 자리 ㅡ 청람 김왕식

차향 머무는 자리 2025.07.24
차향 머무는 자리

김왕식

차향 머무는 자리

청람

여름 한복판 숨결마저 덥혀진 길 풀잎 아래 숨어 있던 작은 암자 하나 피어난다

평상 위 미풍 한 자락 찻잔은 고요를 담고 향기, 말보다 앞서 그늘 깊숙이 스민다

바람은 차를 흔들지 않고 햇살은 마음을 데우지 않으며 구름은 생각을 덜어낸다

떨어진 찻잎 하나 세상의 무게를 안고 가라앉고 그 위로는 고요가 앉는다

침묵은 언어보다 깊고 향은 시간보다 오래 남아 말을 비워낸 자리마다 부처의 그림자 피어난다

찻물은 흐르되 어디에도 닿지 않는다

ㅡ 청람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

  1.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