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적신 그 사람은ㅡ 청람 김왕식
등을 적신 그 사람은 2025.08.20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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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적신 그 사람은
청람 김왕식
좁은 우산 하나에 셋이 나란히 걸었다 빗줄기는 세찼으나 우리는 젖지 않았다 누구의 등만 흠뻑 젖었다
그 젖은 어깨 위에서 희생은 조용히 꽃을 피웠다 작은 지붕 같던 우산은 한 세상을 넉넉히 품어주었다
우산 끝마다 매달린 빗방울은 기도처럼 흩어지고 젖은 길은 오히려 발걸음을 밝혀 주었다
오늘도 기억한다 남몰래 등을 내어주던 그 사람 그 삶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깊은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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