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밥상ㅡ 청람 김왕식
어머니의 밥상 2025.09.09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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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밥상
어머니는 언제나 밥상 밑 방바닥에 이빨 빠진 밥사발을 놓으셨다.
찬밥에 물을 부어 서너 숟가락 억지로 밀어 넣고 꿀꺽 삼키면 그것으로 한 끼가 끝났다.
우린 몰랐다. 그 소박한 장면이 눈물의 기록인 줄을.
큰누이가 요꼬 공장 월급 타 신식빵을 사 오면 엄마는 늘 손사래를 치셨다.
“나 그거 먹으면 생목이 올라 못 묵는다.” 말끝마다 허허로운 웃음을 흘리셨다.
엄마는 원래 그런 줄 알았다. 빵보다 밥이 더 귀한 줄을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어머니의 목구멍은 늘 메어 있었고, 우린 그 목마름을 몰랐다.
찬밥에 물 말아 삼키던 순간이 사실은 하루를 버티게 한 기도였음을 자식 키우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지금도 귀에 맴돈다. 밥사발에 부딪히던 숟가락 소리, 그 맑은 울림 속에 억눌린 한숨이 섞여 있었다.
그 소리가 바로 어머니의 평생이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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