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감나무 ㅡ청람 김왕식
까치밥 감나무 2025.09.27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까치밥 감나무
마당 귀퉁이 감나무 붉은빛 다 털리고도 끝내 몇 알 남겨둔 가지 끝
사람은 손 내밀다 멈추고 새들 차지라 말없이 물러난다
첫눈 내린 아침 까치가 날개 접고 내려와 꽁꽁 언 대지 위에서 그 붉은 한 알에 생을 건다
허기진 겨울을 견디는 힘, 사람의 인심이 아니라 나무의 배려, 계절의 약속
비워낸 자리마다 바람이 쉬고 까치의 부리마다 겨울이 녹는다
남겨두는 것도 나눔이라는 걸 까치밥 감나무가 오늘도 조용히 가르쳐준다
ㅡ청람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