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고등어 굽는 소리 ㅡ청람 김왕식

고등어 굽는 소리 2025.11.13
고등어 굽는 소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청람 첫 시집 《숨의 연대기》

고등어 굽는 소리

청람 김왕식

새벽물 숨결 스민 부엌에 지글지글 첫 불빛이 깨어난다 기름방울 톡톡 튀며 돌솥 위로 바다결 연기가 고요히 오른다

어머니 손길은 느린 듯 야물고 뒤집개 끝이 살결을 스치면 서늘하던 집안 공기는 순식간에 아랫목처럼 데워진다

졸음결에 나오는 식구들 코끝 가볍게 말아 올리며 밥상 둘레에 옹기종기 앉는다

고등어 한 토막 맞잡고 서운했던 마음 사르르 풀리고 앵돌아진 그늘 땅거미처럼 저절로 내려앉는다

한 입 베어 물면 짭조름한 맛 너머로 어머니 손등의 온기가 살포시 스민다

고등어 굽는 이 소리 우리 집 새벽마다 어김없이 피어오르던 살림의 숨, 사랑의 숨결이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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