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목련이 필 때 ㅡ청람 김왕식

목련이 필 때 2026.03.03
목련이 필 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목련이 필 때

목련이 필 때

하얀 꽃잎은 아직 다 펴지지 않은 편지처럼 나무 끝에 매달린다

바람이 스치면 봉인된 마음이 조금씩 열린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노라 했다

먼 나라의 청년은 사랑 하나에 온 생을 기울이고

나는 꽃잎 하나에 봄을 기울인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써 내려간 젊음의 열기와

막 피어 금세 질 것을 아는 목련의 숨결이 묘하게 겹친다

목련은 잎보다 먼저 피고 상처보다 먼저 진다

하여 더 눈부시다

꽃잎 하나 떨어질 때 편지 한 장 접히고

가슴속 어딘가 아직 부치지 못한 말들이 조용히 흔들린다

목련이 필 때

사랑은 말보다 먼저 빛으로 피어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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