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서 ㅡ 청람 김왕식
길 끝에서 2026.03.04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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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서
청람 김왕식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은 있다고 어느 시인은 말한다
나는 지금 그 끝에 서 있다
흙길은 여기서 끊긴다 발자국도 여기서 멈춘다
바람만 빈 길 위를 건너간다
앞은 막다른 곳 뒤는 이미 지나온 시간
허나
가만히 귀 기울이면 보이지 않는 길 하나 숨처럼 일어난다
발이 먼저 아는 길 마음이 먼저 여는 길
지도에는 없고 표지판도 없으나 사람이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순간
그 자리에서 길 하나 지금 생겨난다
길 끝은 끝이 아니다
누군가 다시 걷기 시작하는
지금 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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