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아직 쓰지 못한 말 ㅡ청람 김왕식

아직 쓰지 못한 말 2026.03.18
아직 쓰지 못한 말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아직 쓰지 못한 말

청람 김왕식

쓰인 말보다 쓰지 못한 말이 더 많다

입술까지 왔다가 돌아간 말

종이 위에서 끝내 몸을 얻지 못한 말

차마 누구에게도 건네지 못한 말

그 말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슴 어딘가에 작은 방을 하나 얻고 오래 머문다

때로는 침묵이 되어 흔들고 때로는 눈빛이 되어 먼저 나간다

시는 쓴 말의 기록이기 전에 쓰지 못한 말의 그림자다

한 편의 시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망설임이 있다

아직 쓰지 못한 말들이 떠나지 않는 한 아직 시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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