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봄이 오는듯 간다 ㅡ청람 김왕식

봄이 오는듯 간다 2026.04.05
봄이 오는듯 간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봄이 오는듯 간다

아직 겨울이 다 말하지 못한 자리 풀잎 하나 먼저 입을 연다

누가 먼저였는지 모른 채 빛은 얇게 번지고 공기는 조금씩 이름을 바꾼다

꽃은 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일 향기는 남지 않고 지나는 동안만 가볍게 흔들린다

바람은 오지 않는다 지나간 자리에만 늦게 몸을 남긴다

손을 내밀면 잡히지 않고 빛의 결만 스친다

그 사이 한 계절이 우리 곁을 스쳐

온 적도 없이 이미 멀어지고 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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