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의 그림자 ㅡ청람 김왕식
기침의 그림자 2026.04.07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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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의 그림자
청람 김왕식
꽃샘 끝에 남은 찬 기운이 목 안쪽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말로 나오지 못한 것들이 먼저 몸을 두드리고 나는 그때마다 짧게 흔들린다
콜록,
소리는 가볍게 흩어지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언제나 가볍지 않다
기침의 그림자,
그것은 벽에 비치지 않는다 바닥에 드러나지도 않는다 다만 내 안에서 조금씩 길어질 뿐이다
나는 알지 못한다 이 그림자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다만 알고 있다 말하지 못한 것들이 이렇게 몸으로 남는다는 것을
콜록,
또 한 번 조용히 스치는 순간마다 내 안의 어둠은 소리보다 늦게 따라온다
기침은 지나가지만 기침의 그림자는 남는다
그것은 사라진 말들의 자리에서 끝내 지워지지 않는 가장 얇은 흔적이다
나는 오늘도 그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 조금 더 안온히 숨을 고른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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