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담바라 남지심 작가의 문학세계 ㅡ청람
우담바라 남지심 작가의 문학세계 ㅡ청람 2026.04.30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우담바라 작가 남지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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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을 깨우는 언어 — 남지심 작가의 문학세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문학은 바깥을 묘사하는 기술이기 이전에, 안쪽을 드러내는 통로다. 사람의 삶 속에는 드러나지 않은 하나의 자리, 스스로도 미처 자각하지 못한 ‘본향’이 있다. 그것은 기억의 깊은 층위에 머물러 있거나, 감정의 가장 맑은 지점에 잠겨 있는 자리다. 남지심 작가의 문학은 바로 그 본향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는 언어다. 보이는 것을 재현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힘을 지닌다.
그의 문학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근원적 인식은 분명하다. 모든 존재는 존귀하다는 사실이다. 사람뿐 아니라 사소한 사물, 지나가는 풍경, 말없이 스쳐가는 존재들까지도 그 자체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믿음이다. 하여, 그의 시선에는 서열이 없고, 배제도 없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는 우열의 질서가 아니라, 존재의 존엄이 고르게 스며 있는 자리다. 이 인식은 그의 문장을 낮추고, 동시에 깊게 만든다. 낮아진 시선에서 비로소 모든 것이 온전한 모습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의 문학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지점은 ‘발현’이라는 개념이다. 문학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드러내는 과정이라는 인식이다. 평범한 사람의 일상 속에도 이미 충분한 깊이와 의미가 내재해 있으며, 작가의 역할은 그것을 과장하거나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본래의 결을 흐리지 않으면서 밖으로 이끌어내는 데 있다. 그의 문장은 크지 않지만 깊고,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다.
이러한 발현의 문학은 결국 ‘지혜’와 맞닿아 있다. 남지심 작가의 문학에서 지혜는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가깝다. 맑고 투명한 심성을 통해서만 비로소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고, 그 바라봄이 언어로 이어질 때 문학은 진실에 가까워진다. 탁한 마음은 대상을 왜곡시키고, 욕망은 문장을 과장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문학 이전에 마음을 먼저 정돈해야 한다고 본다.
그가 말하는 지혜의 조건은 분명하다. 마음속에 내재한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결을 걷어내는 일. 이른바 탐·진·치라 불리는 인간의 근원적 번뇌를 직시하고, 그것을 다스리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맑은 시선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 시선은 대상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그 바라봄이 언어로 이어질 때, 문학은 설명이 아니라 깨달음의 형식으로 존재하게 된다. 남지심 작가의 문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독특한 결을 형성한다. 그의 작품은 특정한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문장은 앞서 나가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독자는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마주하게 되고, 그 순간 문학은 단순한 읽기의 대상이 아니라 체험의 과정으로 전환된다.
또한 그의 문학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오래된 가치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모든 존재를 존귀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곧 타인을 해치지 않는 언어로 이어지고, 타인의 상처를 가볍게 다루지 않는 태도로 이어진다. 홍익인간의 사상이 삶의 태도로 구현되듯, 그의 문학 또한 인간과 세계를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더욱이 남지심 작가는 600만 부 이상 판매된 『우담바라』의 작가로서 대중과 깊이 호흡해 온 인물이다. 그는 그 성취에 머무르지 않는다. 외려 더욱 낮은 자리로 내려가, 더욱 맑은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본다. 그의 문학은 마치 깊은 산사의 바위틈에서 옹골차게 솟아나는 샘물과도 같다. 요란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마르지 않는 맑음으로 사람의 내면을 적신다.
남지심 작가가 지향하는 문학의 길은 분명하다. 그것은 바깥을 향해 확장되는 문학이 아니라, 안쪽으로 깊어지는 문학이다. 더 많은 것을 말하기보다, 더 깊이 바라보는 문학. 모든 존재의 존귀함을 전제로, 사람의 본향이 스스로 드러나도록 기다리는 문학.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독자 또한 자신의 본향을 다시 만나는 경험을 하게 하는 문학이다.
이러한 문학은 빠르게 소비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남는다. 한 번 읽고 지나가는 문장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도 문득 떠오르는 언어로 자리 잡는다. 그것이 남지심 작가의 문학이 지닌 힘이며, 동시에 그가 끝내 지켜가야 할 길이다.
— 청람 김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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