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ㅡ청람 김왕식
등대 2026.06.02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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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파도는 밤마다 제 몸을 부수며 어둠 쪽으로 걸어간다
그 끝, 바다가 끝내 삼키지 못한 불씨 하나 등대 수천 번 밀려온 물결도 그 작은 눈동자 하나는 끄지 못했다
별들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밤에도 길 잃은 배 한 척을 위해 혼자 깨어 있는 불
가까이 가면 빛보다 먼저 소금기 밴 침묵이 만져진다
평생 제 자리를 떠난 적 없으나 가장 먼바다까지 닿아 있는 마음
누군가 무사히 돌아오는 날 등대는 아무런 인사도 받지 못한다
다만 새벽 물결에 한 줄기 빛을 접어 넣고
다시 바다의 외로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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