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연작시 ㅡ 청람 김왕식
달 연작시 2026.06.09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달
달 1
달은 빛을 만들지 않는다
받아 안은 것을 은은하게 돌려줄 뿐이다
달 2
해는 세상을 밝히고
달은 사람의 마음을 밝힌다
달 3
달은 하늘에 떠 있는 것이 아니다
밤이 품고 있는 둥근 그리움이다
달 4
강물 위의 달 흔들리는 것은
달이 아니라 강물의 마음이다
달 5
구름이 달을 가렸다
달은 억울하다는 말 없이 환함을 접어 두었다
달 6
초승달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다 채워질 날들을 품고 있는 것이다
달 7
달빛은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잠들지 못한 생각들 곁에 먼저 앉아 있을 뿐이다
달 8
산마루의 달 누군가 걸어 놓은 은빛 풍경화 같다
밤은 그 그림 앞에서 오래 머문다
달 9
달은 별들 사이에 있어도 혼자다
고요는 대개 외로움과 함께 온다
달 10
달은 매달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다
잃어버린 것들 가운데 되돌아오는 것도 있다는 듯
ㅡ 청람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