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ㅡ 청람 김왕식
구름 2026.06.09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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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청람 김왕식
구름을 깊게 바라본 사람만이 안다 하늘에 오래 머무는 구름이 가장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을
제 몸을 자랑하듯 산처럼 부풀어 오른 구름은 스스로의 무게에 눌려 비 한 방울 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바람에 조금씩 흩어진 구름이
들판을 적시고
조각조각 찢긴 구름이
강물을 살찌운다는 것을
구름을 숨 죽여 바라본 사람만이 안다 서둘러 달려가는 구름보다 잠시 멈춰 산등성이를 쓰다듬는 구름이
목마른 나무 한 그루를 더 오래 기억한다는 것을
하늘 한복판을 차지한 구름은 다른 구름이 머물 자리를 빼앗고 제 그림자만 넓혀 들꽃의 햇살을 가린다는 것을
하여,
바람은 가끔 그 구름을 흩어 놓는다는 것을
구름을 눈물 훔치며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안다 구름은 흩어져야 아름답고 비워져야 비가 되며 낮아져야 강이 된다는 것을
한 생의 무게 또한 끝내 내려놓을 줄 알 때
누군가의 들녘으로 스며드는 법이라는 것을.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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