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가우디 100주기에 부쳐 ㅡ청람 김왕식

가우디 100주기에 부쳐 2026.06.10
가우디 100주기에 부쳐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가우디 100주기에 부쳐

청람 김왕식

백 년이 지났다 한 사람은 떠났으나 한 성당은 아직도 자라고 있다

돌은 쌓였으나 끝나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으나 꿈은 늙지 않았다

사람들은 건물을 보러 가지만 실은 한 인간의 기도를 만나러 간다

직선을 버리고 나무에게 길을 묻던 사람 돌기둥 속에 숲을 심고 창문마다 햇살이 기도하게 했던 사람 그는 벽을 세운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사이에 경외를 세웠다

백 년 전 낡은 옷차림의 노인은 전차 아래 쓰러졌고 세상은 한 건축가를 잃었다

백 년 뒤 세상은 깨닫는다

그날 사라진 것은 한 사람의 몸이었을 뿐 그의 정신은 아직도 첨탑이 되어 오르고 아직도 종소리가 되어 울리며 아직도 돌 속에서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가우디 당신이 남긴 것은 건축이 아니었다

느림이었고 집중이었고 끝내 자신을 지워 작품만 남기는 삶이었다

백 년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하늘 아래 한 사람의 이름보다 한 사람의 신념이 더 높이 서 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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