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실종신고ㅡ청람 김왕식
겨울의 실종신고 2026.07.16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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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실종신고
청람 김왕식
겨울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 늦는 줄 알았다
달력은 여전히 십이월을 넘겼고 가로수는 잎을 내려놓았지만 바람은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았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높다고 발표했고
도시는 얇은 옷차림을 반가워했다
겨울만 출근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눈이라는 단어를 교과서에서 먼저 배웠고
장갑은 서랍 속에서 한 철을 늙어 갔다
강은 얼음을 잊었고
철새는 약속된 시간을 자꾸만 헷갈렸다
어느 날 숲이 실종신고서를 작성했다
이름 겨울 인상착의 차가운 숨 흰 침묵 새벽의 서리 특징
모든 생명이 잠시 숨을 고르는 긴 쉼표 마지막 목격 장소 북쪽 하늘
신고인은 나이테가 깊은 늙은 자작나무였다
며칠 뒤 봄이 찾아왔지만 아무도 겨울을 찾았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계절은 하나를 잃으면 나머지도 예전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제사 알았다
실종된 것은 겨울이 아니라 사계절이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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