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剝製된 날개의 방향 ㅡ청람 김왕식
박제剝製된 날개의 방향 2026.07.17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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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剝製된 날개의 방향
새는 죽어서도 하늘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것을 박제剝製라 불렀다
깃털을 고르고 눈동자를 닦고 날개를 펼쳐 유리 진열장 안에 영원을 세웠다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참 예쁘다 정말 살아 있는 것 같아.
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는 바람을 통과시키지 않았고 햇빛은 계절을 데려오지 않았다
날개는 펼쳐져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하늘을 흔들지 못했다
새의 부리를 바라보았다 봄이 오면 첫 잎을 깨우던 노래가 아직도 그 안에 접혀 있는 듯했다
사람들은 멸종을 보존이라고 불렀다 기억이라고 불렀다 교육이라고 불렀다
허나 숲은 한 번도 박제를 기억이라 부르지 않았다
기억은 날아가는 것이지 멈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열장 밖 창문 너머로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하늘을 가르고 지나갔다
순간 박제된 새의 그림자가 유리 안에서 가볍게 떨렸다
아마 죽음이 아니라 비상飛翔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날개는 몸에 붙어 있어서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믿을 때 비로소 날개가 된다
그날 박제된 것은 새의 몸이 아니라 생명을 전시품으로 바꾸어 버린 우리의 시선이었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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