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 하늘 높이 날다 ㅡ청람 김왕식
비상 ― 하늘 높이 날다 2026.08.18
― 하늘 높이 날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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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하늘 높이 날다
하늘은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버린 것들의 위에 있다
한 사람이 오래 붙들고 살던 이름을 내려놓고 자랑 하나를 접고 미움 하나를 풀어놓을 때마다
등 뒤에서는 보이지 않는 허공이 열린다
날개는 깃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견딘 밤 삼킨 말 돌아서지 않은 시간들이 뼈 속에서 오래 굳어 마침내 한 쌍의 방향이 된다
땅은 우리에게 머물라고 가르쳤고 절벽은 더는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 끝에서 발을 내딛는 존재만이 허공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한다
비상은 높아지는 일이 아니다
낮은 것을 업신여기지 않을 만큼 마음이 넓어지는 일
멀리 간 뒤에도 처음의 흙냄새를 잃지 않는 일
가장 높은 자리에서도 자신의 그림자가 끝내 땅에 닿아 있음을 잊지 않는 일이다
새가 하늘을 가르는 순간 하늘에는 상처가 남지 않는다
진정 높이 나는 존재는 세상에 흔적을 새기기보다 세상의 아픔을 덜어내며 지나간다
구름보다 위에 있다고 높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슬픔 아래로 기꺼이 내려갈 수 있을 때 그 높이는 비로소 깊어진다
비상飛上
삶이 우리에게 준 가장 높은 명령은
남보다 위에 서라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자신보다 조금 더 가벼워지라는 것
끝내 하늘을 차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조차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한 생애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비상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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