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 하니까 ㅡ청람 김왕식
남들이 다 하니까 2026.08.26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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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하니까
남들이 간다고 그 길이 길은 아니다
많은 발자국이 찍혔다고 그곳에 봄이 먼저 오는 것도 아니다
꽃은 옆 나무를 보며 피지 않고 강물은 앞선 물에게 흐르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남들이 손뼉 칠 때 손을 모으는 일보다 박수가 멎은 뒤에도 마음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 어렵다
세상은 자꾸 같은 옷을 입혀 놓고 무리에서 벗어나면 틀렸다고 말한다
갈대는 함께 흔들려도 뿌리까지 서로 빌리지는 않는다
남들이 웃는다고 웃고 남들이 미워한다고 미워하고 남들이 높인다 하여 높이고 남들이 버린다 하여 버리다 보면
어느새 거울 속 얼굴 하나 주인을 잃어버린다
천 사람이 한쪽으로 걸어가도 마음 한가운데 켜 둔 등불이 반대편을 가리킨다면
그 한 걸음이 외로움일 수는 있어도 그릇됨은 아니다
사람의 품격은 얼마나 많은 사람과 함께 갔는가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갈림길에서 무엇을 따라 걸었는가에 남는다
남들이 다 하니까
그 말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자기 생의 발자국이 시작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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