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하루살이의 환희 ㅡ청람 김왕식

하루살이의 환희 2026.08.26
하루살이의 환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하루살이의 환희

하루뿐인 생이라고 누가 짧다 했는가

한낮의 햇살 한 번 저녁 강물 한 번 날개에 묻혀도 한 생은 이미 가득하다

하루살이는 내일을 예비하지 않는다

불빛 하나 보이면 온몸을 던져 그쪽으로 간다

그 빛이 날개의 끝을 태우고 마침내 무덤이 될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죽음을 피해 어둠 속에 오래 남는 것보다

한순간이라도 자신이 믿은 빛에 전부를 내어주는 쪽을 택한다

사람은 백 년을 살면서도 한 번도 뜨겁게 날지 못하고

하루살이는 단 하루를 살면서 생을 남김없이 태운다

어쩌면 환희란 한참 사는 데 있지 않고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끝내 사랑하는 일

꺼질 것을 알면서도 빛 쪽으로 가는 일

죽음 앞에서도 날개를 접지 않는 일인지 모른다

하루살이의 무덤에는 비문 하나 없다

타다 남은 날개 한 점이면 한 생이 얼마나 찬란했는지 충분하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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