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이 바쁜데 웬 설사

이 바쁜데 웬 설사 2026.09.04
이 바쁜데 웬 설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 바쁜데 웬 설사

지겟짐 하나 등에 지고 산비탈을 오르는데

하늘이 먼저 물을 퍼붓는다

허리춤은 풀리고 한 손은 바지를 붙든다

그때 배 속에서 난리가 났다

꾸르륵 한 번에 산길이 갑자기 멀어진다

뛰자니 지게가 잡고 서자니 배가 재촉한다

사람이 가장 낮아지는 때는 절할 때가 아니라

설사 앞에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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