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노부부의 삶 ㅡ 청람 김왕식

노부부의 삶 2024.05.29

노부부의 삶

청람 김왕식

바쁜 도시의 일상을 뒤로한 채 시골로 내려왔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고, 서너 칸짜리 작은 집을 지었다. 그곳에서 노부부는 텃밭을 가꾸며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매일 아침, 그들은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시골에서는 오일장이 서는 날이 가장 기다려진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부부는 손을 꼭 잡고 시장으로 나간다. 시장통 골목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신선한 농산물의 향기가 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느 작은 국수집 앞에 멈춰서서 잔치국수 한 그릇을 주문한다. 뜨끈한 국물에 면발이 부드럽게 녹아들어,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늘 그렇듯 돼지고기 한 근을 산다. 신문지에 둘둘 말아 비닐봉지에 넣고, 손에 다랑달랑 들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면, 텃밭에서 갓 딴 채소들과 두부 몇 조각, 그리고 묵은지를 꺼내놓는다. 저녁이 되면, 아내는 부엌에서 지글지글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인다. 찌개에서 풍겨 나오는 고소한 냄새는 금세 집 안을 가득 채운다.

식탁에 앉아 탁주 한잔을 곁들이며, 부부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곳에서의 삶은 소박하지만, 그 속에서 그들은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평온함과 여유로움이 부부를 감싸준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부부는 시골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마음속 깊이 새겨둔다.

어느새 창밖에는 노을이 지고, 붉은 빛이 그들의 작은 집을 감싸 안는다. 부부는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내일도 오늘처럼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본다. 시골에서의 낭만적인 하루는 그렇게, 노부부의 삶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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