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하얀 고무신 ㅡ시인 ㆍ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하얀 고무신 ㅡ시인 2024.12.13

하얀 고무신

동구 밖

문희네 집

섬돌 위에 남은

그 자취,

아홉 켤레 산발 속

단정히 놓인

한 쌍의 고무신.

흙내음 스며든

희끗한 흔적은

굽은 등으로 걸었던

지난날의 길 위에 서 있다.

아버지의 발,

그 걸음은 지금

흐린 하늘을 지나

저 먼 곳까지 닿았을까.

마당에 남은 바람만이

묵묵히 묻는다.

“가신 길, 편안하신가요?”

하얀 고무신,

다시 섬돌 위

가만히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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