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보 동화작가의 '아이의 마음에 바람을 싣는 일'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김용보 동화작가의 '아이의 마음에 바람을 싣는 일'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2025.05.09
□
김용보 동화작가의 저서
■
아이의 마음에 바람을 심는 일
— 동화, 학교를 살리는 씨앗
글 | 김용보
요즘 아이들은 너무 일찍 어른이 된다.
스마트폰 속 정보는 넘쳐나고, 어른들의 말은 너무 복잡하다.
옳고 그름이 흐릿한 시대,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외롭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무거운 교과서가 아니라,
가볍지만 깊은 이야기 — 동화다.
동화는 아이들의 첫 번째 ‘자기 언어’이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느끼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는 ‘마음의 연습장’이다.
동화 속 주인공은 아이들의 내면 그 자체다.
겁이 많고, 실수하고, 외롭고, 때로는 용기를 낸다.
아이들은 이야기 속 인물에게 몰입하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위로받는다.
동화는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깨닫게’ 한다.
무엇이 옳은지 ‘외워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어떤 선택이 ‘더 따뜻한 길인지’ 보여줄 뿐이다.
이런 동화의 힘은 요즘처럼 가치 체계가 혼란한 시대에
정서적 나침반이 되어준다.
대한민국 학교교육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입시 위주의 지식교육은 한계에 다다랐고,
교육의 방향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서
‘사람다운 아이’로 옮겨가야 한다.
여기서 동화는 단순한 문학 장르가 아니라,
교육의 ‘숨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교사와 아이가 함께 읽고 나누며
말과 글 너머의 감정을 배운다.
생각하는 힘, 공감하는 능력, 상상하는 자유 —
이 모든 것이 동화 한 편 속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 동화는 창조력을 길러준다.
21세기 사회는 정답을 외우는 아이보다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아이를 원한다.
그리고 상상력은 질문의 씨앗이다.
한 번의 비약, 한 줄의 발상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동화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만약에…’라는 상상을 품을 때,
그들은 이미 미래의 창조자가 되어 있다.
나는 ‘후속 동화’를 쓴다.
심청이, 흥부, 토끼와 자라—
이미 끝났다고 여긴 이야기들에
새로운 결말과 또 다른 시작을 붙인다.
이런 시도는 단지 이야기의 재구성이 아니라,
고정된 시선을 깨고, 열린 세계로 나아가는 훈련이다.
아이들이 이런 열린 동화를 읽고 자랄 때,
세상도 정답만 있는 흑백의 교실에서
다채로운 물빛 교실로 바뀔 수 있다.
동화는 결코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교사에게는 학생을 이해하는 창,
학부모에게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
그리고 교육 당국에게는 미래를 준비하는 언어의 플랫폼이다.
한 편의 동화가 열어줄 수 있는 가능성은
지금 우리가 필요한 교육 혁신 그 자체다.
나는 믿는다.
동화는 어른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어릴 적 가슴에 심어진 이야기 한 줄이
위로가 되고, 나침반이 되고, 사람을 살리는 씨앗이 된다.
그러므로 오늘, 학교가 다시
‘사람’을 키우는 공간이 되기 위해선
그 바탕에 동화라는 작은 나무를 함께 심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나무는, 반드시
아이들보다 먼저 어른들의 마음에 자라야 한다.
그 나무 그늘 아래서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웃고, 듣고,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동화는 작은 문이다.
그 문을 여는 순간,
교육은 사람의 얼굴을 되찾는다.

김용보 동화작가
■
동화는 곧 사람의 길
— 김용보 작가 교육 에세이에 대한 총평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용보 작가의 이 글은 단순한 교육 칼럼이 아니다.
그것은 동화를 통해 시대와 아이, 그리고 ‘나’라는 존재를 다시 묻는 하나의 문학적 선언이며,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할지를 끊임없이 되새기게 하는 사유의 진경(眞境)이다.
처음 이 글을 읽는 이는, “아, 동화의 가치가 이렇게 깊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읽고 책장을 덮는 순간, 진짜 울림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김용보의 문장은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적 골격은 단단하고 정직하다.
특히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동화라는 장르를 통해 자연스럽게 꺼내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평생 고민해야 할 정체성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통찰이 돋보인다.
이 글은 동화를 ‘유희’가 아닌 ‘윤리의 출발점’으로 재정의한다.
“동화는 가르치지 않는다. 깨닫게 한다.”는 문장은
기존 교육 담론이 놓치고 있던 감성 지능의 회복,
정서적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는 곧 지식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교육의 핵심이자,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가장 간절히 필요로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또한 김용보 작가 특유의 문체는 부드러우면서도 선명한 힘을 지녔다.
그는 “심청이의 두 번째 이야기”를 상상하는 작가답게,
문장의 끝마다 독자의 시야를 한 뼘 더 확장시킨다.
교사에게, 부모에게, 학생에게, 교육 정책 입안자에게 이르기까지
모두가 ‘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도록 유도한다.
이는 이 글이 단지 설명이나 비판이 아닌, 행동을 부르는 메시지임을 증명한다.
이 글은 결국 읽고 끝나는 텍스트가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에서 다시 쓰이고 이어지는 ‘사람책’이다.
아이들의 동화책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인생의 재입문서이자 철학서로 읽힐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하게 된다.
“이 글은 한 번 읽고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이다.”
읽을수록, 삶이 다시 열리고
들여다볼수록, 나라는 존재가 새롭게 보인다.
이 글은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누구든 다시 동화를 읽고 싶어진다.
이제 동화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귀환할 시간이다.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