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를 남긴 사람 ― 홍승표 작가의 삶과 수필 『사람의 향기』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사람의 향기를 남긴 사람 ― 홍승표 작가의 삶과 수필 『사람의 향기』 202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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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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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를 남긴 사람
― 홍승표 작가의 삶과 수필 『사람의 향기』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한 송이 꽃이 향기를 남기듯, 한 사람의 생애가 지나간 자리에 고요하고 깊은 온기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홍승표 작가의 수필 「사람의 향기」는 바로 그런 인생의 향기를 글로 증류한 작품이다.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자기 성찰을 통하여 타인을 돌아보고, 마침내 삶의 본질에 도달하는 내면의 여정을 차분히 그려냈다. 작가의 삶은 공직사회라는 엄격한 틀 속에서 묵묵히 한결같음을 지켜온 서사이며, 그 바탕에는 청렴과 배려, 헌신이라는 인생 철학이 깊이 새겨져 있다.
작가는 경기도청에서 평생을 공직자로 봉직하며 7인의 도지사를 보필했고, 말단 9급에서 1급 관리관으로 명예퇴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빛나는 경력을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글 속에서는 그 모든 자리와 훈장조차 결국 ‘지나가는 것’이라 여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문장은 그의 삶이 외형이 아니라 내면으로, 세속이 아니라 영혼으로 수렴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진심의 고백이다.
이 수필의 미학은 바로 그 절제된 언어에 있다. 장식을 배제한 문장들은 투명한 감정의 결로 이어지며, 독자의 마음에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후배들과의 나들이에서 ‘숨은 고수’들을 만나며 자신이 지닌 허울을 깨닫는다. 그들은 자랑하지 않되 묵묵히 삶을 감당하고, 앞에 나서지 않되 반드시 그 자리에 존재하는 이들이다. 작가는 그들에게서 향기를 맡는다. 명예도 직함도 없이 그저 살아온 자리에 스며든 사람의 향기. 그것이 진정한 삶의 무게이고 품격임을 느낀다.
이 수필은 무엇보다 자기 확신에서 벗어나려는 작가의 용기가 인상적이다. 그는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자신을 성찰하려 한다. 이는 단순한 태도의 변화가 아니라, 인생 철학의 전환이며 내면적 진화이다. 공직자의 길을 걷던 한 사람이 퇴직 후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다시 자신을 길들이는 이 여정은, 향기로운 겸허함 그 자체다.
홍승표 작가는 삶의 가치란 ‘남을 감싸 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말보다 마음을, 업적보다 울림을 택한다. 기부와 봉사, 문학과 참여, 공직 이후에도 그 삶은 여전히 향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린이재단, 적십자사, 평화통일 자문회의, 관광박람회 조직위원회 등에서 그는 이름 없이 일하며 묵묵히 사람들 곁에 머문다. 그것이 그가 선택한 또 다른 공직이며, 이 시대에 향기롭게 사는 법이다.
작품 「사람의 향기」는 독자들에게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내려놓고 타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수필은 공직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당신은 어떤 향기를 남기며 살고 있는가?” 홍승표 작가는 이 질문에 삶으로, 글로 답하고 있다.
그의 문장은 바람처럼 가볍고, 향처럼 오래간다. 그것이 곧 그의 사람됨이며, 그의 문학이다. 화려하지 않으되 오래 남고, 강하지 않으되 넓게 번지는 것. 그것이 바로 홍승표 작가가 평생 지켜온 삶의 미덕이며, 우리가 그의 글에서 느끼는 가장 깊은 ‘사람의 향기’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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