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시인 안혜초 ㅡ 청람 김왕식
배꽃 시인 안혜초 2025.10.04
□ 안혜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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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시인 안혜초
안혜초,
그대는 뼛속까지 이화의 숨결이니,
봄 햇살이 첫 고운 빛을 쏟아낼 때
배꽃의 하얀 숨결이
먼저 그대의 시가 된다.
꽃잎은 흩날려 흰 눈 되어 앉고,
시의 한 줄기는 바람의 결을 타며
세상에 고운 울림으로 퍼져간다.
짙은 푸름 속에서
그대의 시는 나무의 숨결처럼 자라난다.
장맛비를 견딘 잎맥은
더욱 선연히 빛나고,
햇빛을 머금은 시어들은
우물처럼 맑은 소리를 품는다.
그대의 언어는 여름 벌판의 노래,
한낮의 땀방울조차
별빛으로 바꾸어낸다.
가을 들녘에
바람이 황금빛 물결을 흔드는 시간,
그대의 시는 익은 배처럼 속살을 드러낸다.
겉은 담담하나 속은 달고 깊어
읽는 이의 입술마다 향기가 번진다.
그대의 시는 이윽고 저녁놀에 기대어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흘러들고,
곱디고운 얼굴만큼이나
따스한 마음으로 오래 머문다.
눈서리 가득한 겨울,
세상은 적막에 잠기어도
그대의 시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배꽃 향내는 눈송이 속에 갇히지 않고
밤하늘로 피어올라 별빛이 된다.
뼛속까지 이화였던 그대,
그대의 시는 마침내 얼굴을 넘어
순결한 향기로 남아
세월 끝까지 아릿하게 스며든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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