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세종께 드리는 편지 ― 한글날에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세종께 드리는 편지 ― 한글날에 2025.10.09
세종께 드리는 편지 ― 한글날에

세종께 드리는 편지

― 한글날에

청람 김왕식

한밤 등불 켜시던 그 손길,

종이 위에 새겨진 숨결이

오늘 우리 입술마다 산다네.

자음은 하늘의 뼈,

모음은 땅의 숨결이라 하시며

사람의 말을 별빛으로 엮으셨지요.

그때의 꿈이 이렇게 빛나는데

우린 너무 가볍게 말하고,

너무 쉽게 잊습니다.

“ㄱㄱ”, “ㅇㅋ”, “ㅎㅇ”…

뜻보다 손끝이 빠른 세상,

문장은 깨어지고 마음은 줄임표가 되었네.

전하, 부끄럽습니다.

그대의 사랑이 만든 글로

서로를 찌르고, 비웃고, 상처 내는 우리를.

그래도 믿습니다.

아직 교실의 아이들 눈 속엔

새벽의 별빛처럼 한글이 반짝입니다.

그 아이들이 쓰는 첫 편지,

엄마, 사랑해요—

그 한 줄에 전하의 숨결이 있습니다.

오늘, 가을 하늘처럼 맑은 날

저는 그대 앞에 서서 다짐합니다.

말을 곱게, 마음을 바르게 쓰겠노라고.

전하, 고맙습니다.

한글은 여전히

세상을 잇는 가장 따뜻한 다리입니다.

ㅡ청람 김왕식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

  1.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