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뜨겁게 — 조르바의 춤을 위하여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뜨겁게 — 조르바의 춤을 위하여 2025.10.11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뜨겁게 — 조르바의 춤을 위하여

□ 그리스인 조르바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뜨겁게

— 조르바의 춤을 위하여

광산은 무너지고

삶은 재가 되어 흩어졌으나

그는 웃었다

패배의 먼지 속에서

신의 숨결을 들었다

사람들은 물었다

왜 웃느냐고

그는 대답했다

“나는 아직 춤출 수 있으니까.”

세상은 무겁고

욕망은 쇠사슬처럼 발목을 묶지만

그는 발끝으로 흙을 차며

하늘을 흔들었다

자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 줄기 바람이 불면

그는 바람이 되었고

태양이 지면

그는 불빛이 되었다

삶이 그를 속여도

그는 삶을 용서했다

소유하지 않아도 풍요로웠고

남지 않아도 가득찼다

그의 웃음은

패배 위에 핀 들꽃,

눈물 속에서 피어난 불꽃이었다

조르바는 알았다

인생은 영원의 약속이 아니라

순간의 축제임을

무너지는 광산도

그의 노래를 삼키지 못했다

오늘, 우리 또한 묻는다

이 짧은 생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롭게

얼마나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가 남긴 한 조각의 춤

그 불꽃의 기억 위에서

우리의 영혼도

한 번쯤

미쳐야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의 기쁨으로.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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