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신 장로님, 당신은 나를 울렸습니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오세신 장로님, 당신은 나를 울렸습니다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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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신 장로님, 당신은 나를 울렸습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눈물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충청도의 작은 마을, 흙냄새 짙은 들길을 걸어 자란 여덟 남매 중 하나, 오세신 장로님. 그가 세상에 던져진 건 부유함이나 배움이 아닌, 가난과 고된 노동이었다. 보리쌀 두 되를 품에 안고 상경한 그날, 꿈만큼은 무겁지 않았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남대문 시장의 인파 속에서 그 소중한 보리쌀마저 빼앗기고, 허기진 하루를 이겨내야 했다. 세상은 그에게 너무 일찍 고난의 이름표를 붙였다.
그러나 그 시절의 굶주림은 그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신앙의 뿌리를 내리게 한 계기가 되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젊은 시절, 그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묵묵히 버텼다. 밥 한 끼가 감사의 기도였고, 잠 한숨이 은혜의 선물이었다. 그렇게 세월은 그의 어깨를 굽게 했지만, 마음만은 한결같이 곧았다.
삶은 때로 늦게 꽃을 피운다. 육십의 나이에 그는 고등학교 교문을 다시 넘었다.
그날의 교복은 젊음의 상징이 아니라, 신념의 갑옷이었다. 세월이 흘러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책을 펴고 글을 외우는 그 모습은, 인간 의지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였다. 늦었다는 말 앞에서도 그는 웃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지요.” 그 한마디에 시간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제, 일흔이 넘은 나이에 그는 다시 대학 문을 두드린다. 젊은이들이 떠드는 캠퍼스의 소음 속에서 그는 여전히 겸손히 앉아, 한 줄의 말씀을 곱씹는다. 그에게 공부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배우는 일이다. 그 길은 늦지 않았다. 하나님은 결코 그를 서두르게 하지 않으셨다.
오세신 장로님은 말보다 침묵으로 신앙을 증명하는 분이다.
그의 손은 거칠지만, 그 손으로 수없이 남을 도왔고,
그의 눈빛은 깊지만, 그 눈 안에는 언제나 따뜻한 은혜가 머물렀다.
그의 삶은 성경 한 권보다 두꺼운 간증이며, 한 편의 찬송가보다 더 울림이 있다.
많은 이들이 젊은 날의 실패를 후회하지만, 장로님은 노년의 도전을 감사로 채운다. 세상은 나이를 기준으로 성공을 재단하지만, 신앙은 끝까지 걸어가는 발걸음에 의미를 둔다. 그분의 걸음은 느리지만 결코 멈추지 않는다. 믿음이 그의 지팡이고, 기도가 그의 길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부끄러워졌다.
배움이 쉬운 시대에 살면서도 게으름을 핑계로 삼았던 나,
풍요 속에서도 불평했던 나.
그의 한마디, “감사하며 살면 하루도 모자라요.”
그 말이 내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하였다.
그는 이름 없는 별 같지만,
그 빛은 밤을 밝힌다.
그의 걸음은 느리지만,
그 발자국마다 신앙의 꽃이 핀다.
오세신 장로님,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제자입니다.
세상은 당신을 평범한 노인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당신을 ‘끝까지 걸어온 종’이라 부르실 겁니다.
오늘 나는 당신의 삶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시울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예배는
기도보다, 찬송보다,
끝까지 믿고 걸어가는 당신의 ‘삶’이라는 것을.
장로님, 당신은 정말 나를 울렸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은 절망의 눈물이 아니라,
감동의 눈물입니다.
하나님의 빛이 당신의 남은 걸음을
늘 환하게 비추어 주시길.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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