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바람의 노래 ㅡ청람 김왕식
저녁바람의 노래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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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바람의 노래
들녘 끝, 붉은 기운이 스며든다
하루의 피로가 산등성이에 기대고
새들의 날개가 천천히 접힌다
저녁바람이 그 사이를 지나간다
햇살의 자국을 지우듯
바람은 따뜻한 손으로 세상을 닦는다
나무의 이마, 풀잎의 어깨,
작은 숨 하나까지 다독인다
들꽃은 고개를 숙이고
강물은 노을의 색을 마신다
모든 생명이 자신을 낮추는 시간
세상은 고요히 기도한다
멀리서 아이의 웃음이 들려오고
개울가 돌 위에 그림자가 눕는다
그 위로 바람이 노래를 놓고 간다
소리 없는 노래, 모두가 듣는다
밤이 오기 전의 짧은 숨결
그 안에 낮과 밤이 화해한다
저녁바람은 흙의 마음을 품고
하늘로 돌아간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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