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온도 ― 진실보다 따뜻한 말이 있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거짓말의 온도 ― 진실보다 따뜻한 말이 있다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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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온도
― 진실보다 따뜻한 말이 있다
“괜찮아요.”
이 짧은 말 속엔 수많은 거짓이 숨어 있다.
아프지만 괜찮다고 하고,
슬프지만 웃는다.
우리는 매일 거짓을 말하며 살아간다.
거짓말에는 온도가 있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냉정한 거짓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따뜻한 거짓도 있다.
“당신이 최고예요.”
“정말 멋져요.”
이런 말들은 때로 위선이지만,
그 속에는 타인의 마음을 덮어주려는 온기가 있다.
세상은 진실을 미덕으로 가르친다.
모든 진실이 정의롭지는 않다.
때로는 진실이 잔인하고,
거짓이 자비로울 때가 있다.
말의 선악은 내용이 아니라
그 말이 건네지는 온도로 결정된다.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참 잘했네”라며 미소 지을 때
그 말이 거짓이라도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그건 칭찬의 탈을 쓴 사랑이기 때문이다.
반면 냉정한 진실은
종종 사람을 부수기도 한다.
진실이 반드시 옳다면,
왜 그토록 많은 관계가
‘솔직한 말’에 무너지는가.
나는 언젠가 한 친구의 말에 위로받았다.
“넌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그때 나는 스스로 형편없다고 느꼈지만,
그 말이 내 마음을 일으켰다.
그것이 거짓이었다 해도,
그 거짓은 나를 살린 진실이었다.
인간의 말은 늘 불완전하다.
진실은 너무 단단하고,
거짓은 너무 유연하다.
우리는 두 세계의 틈새에서 산다.
차가운 진실에 다치지 않기 위해,
적당한 거짓으로 서로를 감싸안는다.
□
거짓은 악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작은 보호막이다.
진실이 세상을 바로 세운다면,
거짓은 그 세상을 무너지지 않게 지탱한다.
인간의 말은 결국
온도와 방향의 문제일 뿐이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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