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움이 멀어질 때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가까움이 멀어질 때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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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움이 멀어질 때
사람의 마음은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아프다.
가까움은 따뜻함을 주지만, 때로는 숨을 막히게 한다.
멀어짐은 여유를 주지만, 종종 외로움을 남긴다.
관계란 결국 거리의 예술이다.
우리는 가까워지기 위해 다가서지만,
어느 순간 그 온도가 지나치면 마음이 식어버린다.
사람 사이의 온도는 정답이 없고,
그저 서로의 숨결을 알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가까움이 멀어질 때, 그건 배신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다.
햇살이 너무 가까우면 불이 되고,
너무 멀면 얼음이 되듯,
마음도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오래 간다.
사람의 관계는 물처럼 흘러야 한다.
잡으면 흘러가고, 놓으면 스며드는 것.
그 미묘한 균형을 잃으면
가까움은 무게가 되고, 멂은 상처가 된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붙잡으려다 지친다.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진심을 짓누를 때가 있다.
그러나 진짜 가까움은 붙잡는 데 있지 않다.
그저 그가 편히 숨 쉴 수 있는 거리를 허락하는 데 있다.
그 여백이 바로 사랑의 숨통이다.
진정한 관계는 ‘붙어 있음’이 아니라 ‘닿을 만큼의 거리’에 있다.
그 거리 안에서 서로는 여전히 자유롭고,
그 자유가 관계를 지속시킨다.
멀어짐은 종종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한때는 모든 걸 나누던 사람이
이제는 말없이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해도 괜찮다.
그 시간 속에서 마음은 깊어진다.
진짜 사랑은 멀리서도 이어지고,
진짜 우정은 침묵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거리가 생겨도 마음의 방향이 같다면,
그건 멀어진 게 아니라 한 단계 성숙해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마치 새벽 공기처럼 느슨해야 한다.
그 안에는 고요가 있고, 존중이 있다.
적당한 멂은 마음을 숨 쉬게 한다.
우리는 너무 가까워서 상처받고,
너무 멀어서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 그리움마저 관계의 일부다.
그리움이 있다는 건 아직 마음이 살아 있다는 뜻이다.
가까움이 멀어질 때,
그건 관계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고,
다시 만날 여백을 남겨두라.
그 여백 속에서 관계는 숨을 돌린다.
사람의 마음은 붙잡을 때보다
놓아줄 때 더 깊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끊어짐이 아니라 이어짐의 또 다른 형태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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