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가 가르쳐준 마음의 결 ㅡ청람 김왕식
고요가 가르쳐준 마음의 결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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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가 가르쳐준 마음의 결
김왕식
세상은 늘 소리로 가득하지만
마음이 깊어지는 순간은
언제나 고요 속에서 찾아온다
고요는 텅 빈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본래 결을 비춰주는
맑은 거울 같은 자리
소음을 지나온 하루의 끝에서
가만히 멈춰 서면
듣지 못했던 자기 마음의 흐름이
물줄기처럼 흘러나온다
그 흐름은 빠르지 않고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듯 조용하다
고요가 찾아올 때
사람은 비로소 자신을 인정하게 된다
숨기려던 감정들이
고요한 물 위의 잔상처럼 떠올라
흩어지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의 자리를 잡는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면
먼저 고요를 불러야 한다
평온한 마음이 있어야
타인의 울림도 온전히 들리기 때문이다
고요가 없는 마음은
거울 없이 얼굴을 찾으려는 것과 같다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내면의 문을 천천히 여는 행위
그 문이 열리는 순간
세상은 더 이상 혼란의 장소가 아니라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쪽의 쉼터가 된다
오늘은
바쁜 마음을 한쪽에 내려놓고
내 안의 고요와 마주 앉는다
그 고요 속에서
지나온 상처가 잠잠해지고
앞으로 갈 길이 서서히 드러난다
고요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 듯하지만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그 부드러운 침묵이
마음의 결을 천천히 밝히며
내일을 더 단단하게 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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