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다리가 놓일 때 ㅡ청람 김왕식
보이지 않는 다리가 놓일 때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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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다리가 놓일 때
김왕식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처음부터 길이 놓여 있지 않다
말 한 줄도 닿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강물이 흐른다
어느 순간
아주 조용한 마음의 움직임이
강 위에 작은 다리를 놓기 시작한다
말도 아니고
표정도 아니고
그저 서로를 향해
조금 더 다가가려는
미세한 숨결 하나
다리는 단단한 재료로 지어지지 않는다
오해를 버린 자리
슬픔을 나누었던 기억
한 번의 용서
두 번의 기다림
그런 보이지 않는 재료들이
서서히 다리를 완성한다
세상이 각자의 속도로 달려가도
마음의 다리는
늘 천천히 놓인다
급히 놓인 다리는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건너려다 주저앉을 때도 있다
상대의 강물이 너무 깊어
어디까지 내려가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은
다리의 기초가 되어
서서히 두 사람을 잇는다
어느 날 문득
그동안 닿지 못하던 목소리가
강 너머에서 들려올 때
알게 된다
보이지 않는 다리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을
사람은 다리를 건너며
서로의 마음을 배운다
그 보이지 않는 다리가
오늘의 고독을 건너
내일의 고요로 데려다준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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