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빛ㅡ 청람 김왕식
겹빛 2025.11.19
■
겹빛
해가 기울자
두 겹의 빛이 땅 위에 놓인다
하나는 저물녘의 빛
또 하나는 바람에 흔들린
풀잎의 그림자다
겹쳐진 빛 위로
바람이 가볍게 지나가고
그 결은
한 번 더 흔들리며
부드러운 흔적을 만든다
돌 위에도 겹빛이 내려
오래된 무늬를
서서히 빛나게 하고
흙은 그 아래에서
조용히 온기를 키운다
겹빛은
지나간 시간과
다가오는 시간 사이에서
잠시 머무는
섬세한 자리다
겹쳐진 빛 한 줄이
하루의 마지막 숨을 완성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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