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첫불의 낮은 숨 ㅡ청람 김왕식
아궁이 첫불의 낮은 숨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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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첫불의 낮은 숨
청람 김왕식
새벽 부엌
아궁이 입구에
밤새 식은 재빛이 고요히 내려앉아 있다
장작 한 토막
겹겹의 나이테가
조용히 불씨를 기다리고
불쏘시개 끝
마른 솔잎의 결이
첫 마찰에 숨을 깨운다
불씨가 번지며
아궁이 속 어둠이
서서히 빛의 틈을 연다
첫불의 낮은 숨결이
장작의 속살을 적시고
고요한 온기가 방바닥까지 스민다
솥고리 금속이
가늘게 떨리며
오늘의 끓음을 미리 받아들인다
어머니 그림자
벽에 길게 비쳐
불꽃의 흔들림과 함께 천천히 움직이고
검은 재 사이
미세한 불꽃 하나가
드디어 제 모양을 찾는다
방 안 공기는
첫불의 온도를 따라
조용히 하루를 데우고
아궁이 속 낮은 숨은
집의 깊은 자리에서
말없이 따뜻함을 피워 올린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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