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배진성 시인, 문인의 본령을 지키는 사람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배진성 시인, 문인의 본령을 지키는 사람 2025.12.21
배진성 시인, 문인의 본령을 지키는 사람

□ 배진성 시인

배진성, 문인의 본령을 지키는 사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배진성 시인을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스치는 단어는 ‘문인’이다. 단순히 시를 짓는 사람, 작품을 발표하는 사람을 넘어, 문학을 삶의 태도로 품고 있는 사람. 그의 존재는 작품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작품 밖의 언어와 태도, 관계와 인품이 곧 문학의 확장임을 그는 몸소 보여준다.

과거의 문인들은 작품을 넘어 서간과 필담으로 세계를 넓혔다. 문학은 활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흐르는 은밀한 온기로 자라났다. 그들은 작품으로 만났고, 작품을 넘어 대화로 이어졌으며, 때로는 한 장의 편지로 서로의 영혼을 건드렸다. 문학은 그 과정 속에서 깊어졌고, 문인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배진성 시인은 바로 그 고결한 전통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말은 가볍지 않고, 그의 태도는 조용히 단단하며, 그의 관계는 정중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작품을 쓰는 손으로 사람을 대하며, 사람을 통해 다시 작품을 단련한다. 그의 문학은 인간적이다. 그는 언제나 상대를 존중하며, 상대의 문장을 귀하게 여긴다. 그 인품이 이미 그의 시가 갖는 결의 출처이다.

그가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유는 단순히 시적 성취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작품의 미학과 언어의 감각을 넘어, 그의 존재 자체가 이미 문학적 품위를 지니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학의 높이는 작품 이전에 사람에게 있다. 그리고 배진성 시인은 그 높이를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나는 그와 같은 문단에서 시를 짓는 삶이 행복하다. 같은 자리에서 숨을 나누고, 작품을 이야기하며, 문학의 깊음을 함께 체험한다는 사실은 큰 축복이다. 그가 보여주는 겸손과 성실, 그리고 타인을 향한 배려는 문단 안팎에서 오랜 울림을 남긴다.

문학은 작품으로 시작해 사람이 완성한다. 배진성 시인은 작품과 사람, 그 두 길을 모두 닦아온 문인이다. 그의 존재가 문학이라는 세계를 더 풍요롭게 한다. 나는 그의 인품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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