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꽃이 먼저 피는 사랑 ㅡ청람 김왕식

꽃이 먼저 피는 사랑 2026.01.01
꽃이 먼저 피는 사랑

꽃이 먼저 피는 사랑

봄은

늘 순서를 건너온다

이파리보다 앞서

가지의 맨살에서

진달래가 숨을 연다

개나리는

아직 찬 바람이 남은 골목에

노란 대답을 먼저 놓고

목련은

잎 하나 없는 하늘에

자신의 빛을 곧장 세운다

기다릴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마음이 도착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도 그러했다

안정이라는 이파리보다

믿음이라는 꽃이 먼저 피었다

가릴 것도

숨길 것도 없는 가지 위에

서둘러 내민 마음 하나

바람에 흔들릴 줄 알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서로 알고 있었다

이파리는 계절이 지나면 떨어지지만

꽃은 방향을 남긴다

봄이 꽃으로 시작되듯

삶은

먼저 피어난 사랑으로

길을 배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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