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산새와 오리나무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산새와 오리나무 2026.01.25
산새와 오리나무

산새와 오리나무

오리나무 우듬지에

산새 한 마리

울음을 매단다

바람도 멎는 높이에서

그 소리는 더 맑고

더 외롭다

날개가 있다는 것은

떠날 수 있다는 뜻이지만,

머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산새는

혼자인 자신의 심장을 듣고

운다

오리나무는

자웅동주라 했다

한 몸 안에

둘의 온기를 품고

서로를 잃지 않는 나무

그 다정함이

잎새처럼 겹쳐져

고요히 한 생을 지탱한다

산새는

그 무심한 연대가 부러워

가지 끝에 오래 매달린다

부러움은

닿지 못한 사랑의 다른 이름

가까이 있어도

내 것이 될 수 없는

따뜻함의 그림자

산새의 울음은

오리나무의 침묵에 부딪혀

더 깊어지고

오리나무의 침묵은

그 울음을 품어

더 다정해진다

오늘도

오리나무 위에서

산새는 운다

외로움이 부러움을 배워

시가 되는 순간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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