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엎드린 겨울 ㅡ청람 김왕식

엎드린 겨울 2026.02.14
엎드린 겨울

엎드린 겨울

들녘 끝

겨울이 아직 몸을 낮춘 채

바윗돌 아래

눌린 들풀

그 균열 속

연둣빛 하나

찬 그림자가

그 어린 맥을 붙들고

시간은 무겁게 남아 있으나

빛이 먼저 방향을 세운다

미풍이 스치자

가늘디가늘게

숨이 흔들리고

호미 든 손

허공에서 잠시 얼어

붙잡힌 빛

살처럼 미끄러져

눌린 자리를

안쪽에서 밀어 올린다

무게를 밀어 올리는

그 작은 힘

계절은

거기서 봄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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