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언어의 무게 ㅡ청람 김왕식

언어의 무게 2026.03.03
언어의 무게

언어의 무게

말 한마디가

돌멩이 하나만큼만 되었으면 좋겠다

강가에 던지면

풍덩 소리 내고

물속으로 가라앉는

그 정도의 무게

가벼운 말은

물 위에 오래 떠서

서로의 얼굴만 어지럽힌다

한 단어가 나오기까지

혀 밑에서 몇 번이나

숨을 삼켜야 하는지

언어의 품격은

어려운 말을 아는 데 있지 않다

마른 나뭇가지 같은 마음을

툭 건드리지 않는

조심성에 있다

말은

입을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가슴을 통과해야 한다

돌이 강바닥에 닿을 때

물결은 잠시 일어나지만

이내 잔잔해진다

좋은 말도 그렇다

잠깐 흔들고

오래 고요하게 한다

말을 배울 때마다

돌 하나 주워

강에 던지는 마음으로

천천히

발음해야 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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