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시인 지망서 ㅡ청람 김왕식

시인 지망서 2026.03.04
시인 지망서

시인 지망서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순간

공기가 먼저 묻는다

별 하나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사람인가

아니면

눈물 한 방울을

은하수로 번역할 줄 아는 사람인가

또 묻는다

시험이 있는가

자격증이 있는가

도장을 찍어 주는

어떤 창구가 있는가

길섶의 돌이 웃는다

시인은

칭호가 아니라

버릇이라고

남들은 그냥 지나가는 바람을

끝까지 돌아보는 버릇

남들은 버리는 하루에서

한 줄의 별빛을 줍는 버릇

세상이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할 때

혼자서

아직 말이 태어나지 않은

침묵의 울음을 듣는 버릇

시는

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외려

세상이 너무 바빠

놓쳐 버린 것들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그 사람의

조용한 직업이다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이미

마음 한쪽에서

조용히

한 줄의 시가

걸어 나오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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