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존경하는 김미형 시인님께 ㅡ머묾의 자리에서 건네는 인사 ㅡ청람 김왕식

존경하는 김미형 시인님께 ㅡ머묾의 자리에서 건네는 인사 2026.03.18
존경하는 김미형 시인님께          ㅡ머묾의 자리에서 건네는 인사

□ 김미형 시인

존경하는 청람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김미형입니다.

《숨의 연대기》를 읽으면서 밑줄을 얼마나 그었는지..시집을 읽으면서 멍하다가,

전생에 머무는 듯,

불교의 화엄경 구절을 새기고,

원효대사의 화쟁을 눈으로 보는 듯,

의상대사의 법성게를 읽는 듯..

평소에 제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나름의 기준들과 일치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저를 점검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물론 평론가님께서 하신 표현들이 훨씬 수려하고

깊은 건 당연합니다.

“어둠의 미세한 떨림에서 빛이 준비되는 순간”

이 문장을 읽을 땐

‘이럴 수가…’

오래전 펜데믹이 왔을 때

‘카란을 꿈꾸다’라는 시에

“어둠은 빛의 어머니”라고 쓴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이름을 떠나야

진짜 자신이 된다.

빛은 눈을 닫은 자만이 볼 수 있다”

수행의 도반이 되는 그대로 아름다운 마음벌에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2025년, 새로운 인연으로 많이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다복하시고

편안하시길 빕니다.

2025, 12, 31

김미형 합장

■ 존경하는 김미형 시인님께

머묾의 자리에서 건네는 인사

청람

보내주신 글을 천천히 읽었습니다.

한 번 읽고 덮지 못하고, 잠시 그대로 머물렀습니다.

좋은 글은 이해를 앞세우기보다 먼저 사람을 머물게 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 주셨습니다. 시인님의 문장은 읽는 이를 조용히 세워 두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의 시집 《숨의 연대기》를 정성껏 읽어 주시고, 그 안에서 여러 흔적을 남겨 주셨다는 말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멍한 상태로 머물렀다는 고백 또한, 제게는 과분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시를 쓴 사람으로서 그러한 독자를 만나는 일은 큰 기쁨이자 배움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어둠의 미세한 떨림에서 빛이 준비되는 순간”이라는 문장을 짚어 주셨을 때, 그 문장이 제 것이라기보다 오래전부터 우리 모두의 내면에 머물러 있던 하나의 깨달음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는 새로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것을 조심스레 건네는 일에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 새깁니다.

시인님께서 쓰신 “어둠은 빛의 어머니”라는 구절을 읽으며, 서로 다른 자리에서 길을 걷던 두 문장이 어느 순간 같은 곳을 향해 닿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문학이란 아마 그렇게 서로의 사유가 멀리서도 이어지는 일일 것입니다.

또한 “이름을 떠나야 진짜 자신이 된다”는 말씀과 “눈을 감은 자만이 빛을 본다”는 사유는, 존재를 바라보는 깊은 성찰로 다가왔습니다. 쉽게 말할 수 없는 생각을 담담한 언어로 건네시는 시인님의 태도에서, 오랜 시간 다져온 내면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인님의 글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고요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삶을 오래 견디며 얻어진 중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문장들은 크지 않으나 깊고, 화려하지 않으나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이 시인님께 작은 점검의 계기가 되었다는 말씀을 들으며, 제 글이 누군가의 삶 안에서 다시 읽히고 있다는 사실에 조심스러운 감사의 마음을 가집니다.

책은 쓰는 사람의 손을 떠난 뒤, 읽는 이의 시간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배웁니다.

귀한 마음으로 전해주신 글,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시고, 시인님의 깊은 사유가 더욱 넓고 따뜻하게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2026, 1, 2

청람 김왕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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